정덕재
2020-10-23
조회수 17
구황(救荒)이라는 말은 흉년이나 자연 재난으로 기근이 들었을 때 굶주린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산이나 들에서 자라나는 열매, 나무뿌리, 껍질 등으로 기근을 이겨내곤 했는데 사람들이 직접 심고 가꾸면서 구황작물이 등장했다
구황작물은 가뭄이 들어 비가 한동안 내리지 않아도 수확을 할 수 있는데 감자 고구마 옥수 메밀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이야 구황작물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도처에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절대빈곤에 시달린 시절에는 이러한 작물들이 매우 중요했다.
우리 집에서는 감자를 즐겨 먹는다.
 나는 감자를 먹을 때마다 영화의 몇 장면이 종종 떠오른다. 매력적인 배우 나오미 왓츠가 등장하는 영화 <킹콩>에는 
신비로운 해골섬을 찾아나선 일행의 배가 거센 파도에 밀려 난파 직전인 상황이 나온다. 배가 침몰할 위기에 빠지자 선장은 배의 무게를 줄이려고 많은 물건들을 버리라며 이렇게 말한다 “감자 빼고 다 버려”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나 혼자 남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션>에도 감자가 등장한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맷 데이먼은 상상을 발휘하면서 남은 식량을 활용해 화성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다. 그가 화성 땅에 심어 수확해 먹는 게 감자다. 토마토 케첩이 바닥나자 감자를 진통제 가루에 찍어 먹는 장면은 다소 코믹하지만 인상적이다.
감자를 먹을 때마다 이 장면들이 떠오르는 것은 지구를 벗어난 우주에서까지 감자가 구황작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나 허기를 달래주고 끼니를 해결해주는 감자를 보면 고단한 삶들과 끈질긴 생명력이 교차한다.
가끔씩 도시락으로 찐 감자를 가지고 온다. 음식을 먹으며 맛과 영양을 생각하지만 지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자라난 감자의 표정을 떠올릴 수도 있다, 
고흐의 그림 <감자먹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감자는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가족, 가난, 피곤, 불빛, 우울. 현실, 저녁.... 이런 것들이 입안에서 맴돈다. 
입안에 들어가는 것은 감자지만.


<사진은 오늘 아침에 찐 감자와 고구마>


- 감자 맛있게 먹는 간단한 레시피 없을까요?
- 어쩌다 채식주의자입니다. 술을 자주 마시기 때문에 고기 안주도 종종 먹습니다. 술을 끊기 전까지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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